‘시흥 칼부림 사건’ 가해자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 ‘사망’ 사고에서 피해자의 손해액 산정방법

사진=연합뉴스

1. ‘시흥 칼부림 사건’가해자의‘민사상’손해배상책임

최근 안타까운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행인들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자행하는 이른바‘묻지마 칼부림’사고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데, 가해자들은 희생자들과 아무런 원한이나 이해관계가 없었음에도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입니다.

두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이상의 흉기 난동 사고가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가해자에게는 부디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무거운 처벌을 받는 것만으로 모든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가해자가 설령 사형 선고를 받는다고 해도 피해자나 유가족들이 입은‘물질적인 손해’까지 회복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가해자에게는 형사상 책임과는 별개로 져야 하는‘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남아있습니다.

물론 그 어떤 것으로도 피해자들의 청춘과 인생을 보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금전적인 손해배상마저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자 측이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겪게 되는 절망적인 상황만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하여, 오늘은 사망사고의

2. 사망한 피해자의 ‘재산상’ 손해액은 어떻게 계산할까?

고의 또는 과실로 사람을 해친 경우, 가해자에게는 당연히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합니다. 이 때 배상해야 할‘손해 항목’은 ① 적극적 손해, ② 소극적 손해, ③ 위자료(정신적 손해) 세 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사실‘사망’사고뿐 아니라‘상해 및 후유장해’를 입은 사고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리인데, 오늘은‘사망’사고 위주로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얼핏 복잡해 보일 수 있으나, 알고 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적극적 손해’는 그냥 쉽게 피해자가‘사고(가해행위)로 인해 소비하게 된 재산’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대표적으로‘치료비’가 있고, 피해자가 간병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다친 경우라면‘개호(간호)비’, 사망한 경우에는‘장례비’가 적극적 손해로 발생합니다. 법원에서는 통상 500만 원을 장례비로 인정합니다.

‘소극적 손해’는 그 반대입니다.‘장래에 얻을 수 있었음에도 사고로 인해 얻지 못한 재산’을 말합니다. 보통은일실수입이라는 용어로 표현합니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이번 칼부림 사건 희생자가 정상적인 삶을 살아갔다면 분명 취업이나 사업 등 경제활동을 영위하며 퇴직(법원에서는 통상 65세를 ‘가동연한’으로 봅니다)할 때까지 정기적인 수입을 올렸을 것인데, 사고(살해)를 당하여 그러한 소득을 얻는 것이 무산되었으니 이를‘손해’로 보아 가해자에게 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입니다.

참고로 소득이 없는 피해자는 대한건설협회에서 조사·공시하는 일용직 근로자의 임금(도시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하게 됩니다.

다만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소득이 최종적인‘일실수입’액수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평성을 위해 몇 가지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우선‘생계비’를 공제합니다. 망인이 사망하지 않았다면 정기적인 소득만 얻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활비 또한 소비하였을 것이니 그만큼은 공제하는 것이 공평하기 때문입니다. 법원에서는 올릴 수 있던 소득의 1/3을 생계비로 평가합니다.

또한‘중간이자’를 공제합니다. 수십 년에 걸쳐 발생하는 소득은 액수가 작아 얻을 수 있는‘이자’또한 작을 수 밖에 없는데, 수십 년간 올릴 소득을‘일시금’으로 배상받게 되면 종잣돈이 생기는 만큼 얻게 되는 ‘이자가 비약적으로 커지게’ 됩니다. 이러면‘과잉배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죠. 그래서 과도하게 발생되는 ‘중간이자’를 미리 공제하는 절차가 필요한 것입니다. 법원에서는 이를 위해‘호프만계산식’을 활용합니다.

3. 사망한 피해자의‘정신적’손해액은 어떻게 계산할까?

우리가 흔히 아는‘위자료’가 바로‘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을 뜻합니다. 피해자가 죽거나 다칠 경우, 당사자 내지 유가족이 받는 심적인 충격은 재산상 손해와는 별개의‘손해’로 평가받게 됩니다. 이에, 가해자에게 앞서 살펴본 재산상 손해배상과는 별도로 정신적 충격을 위자(위로)하기 위한 금원을 지급할 책임이 발생하게 됩니다.

‘위로’명목으로 지급되는 금원이라는 점에서 형사 절차에서 말하는‘합의금’과 유사하지만, 완전히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가해자와‘형사상 합의’를 했다고 하여 꼭‘위자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닌데(다만 참작이 되어 감액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합의서에‘본 합의금과 민사상 손해배상금은 별개’라는 취지의 조항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합니다. 이 또한 나중에 별도의 주제로 다루겠습니다.

구체적인 위자료 액수는 법원에서 사고 경위, 피해자의 나이 등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정하게 됩니다. 고의로 사람을 살해한 사고에서는 실무상 1억 원이 위자료로 책정됩니다. 당사자나 유가족이 평생 받게 될 고통을 생각하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듭니다.

4.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 예시

지금까지 ‘사망’사고에서 손해 항목 및 손해액 계산방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크게 와닿지 않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예시자료를 가져와 봤습니다. 아래 사진은 2023년 7월 21에 일어났던 ‘신림동 칼부림 사건’ 첫 희생자의 손해액을 계산한 표입니다.

희생자의 사고 당시 연령은‘만 22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희생자가 만 65세가 되는 2066년 7월을‘가동연한 종기일’로, 희생자가 사고 당시 학생 신분으로 별다른 소득이 없었으므로 월 소득은‘2023년 상반기 도시일용노임 157,068원’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생계비(1/3) 및 중간이자(호프만계수)를 공제하여 산출한 최종‘일실수입’은 552,879,360원입니다.

여기에 장례비 5백만 원 및 위자료 1억원을 더하면, 피해자의 총 손해액은 대략 6억 6천만 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를 생각하면 결코 많은 금액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5. 마치며

여담이지만 가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하기에 충분한 자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피해자 및 유가족들이 가해자 측에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배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국가에서는 이른바‘범죄피해자구조’제도를 통해 이러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들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지급되는‘구조금’은 앞서 살핀 ‘손해배상액’보다 턱없이 적은 수준입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입니다. 사고로 피해를 입은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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