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에 대한 보전처분 및 강제집행 가능성

1.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

비트코인이 세상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8년입니다. 미지의 인물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을 통해 세상에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17년 흐른 지금,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전통적인 화폐를 대체할 새로운 지급결제수단으로, 그리고 잘만 하면 그 어떤 자산보다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마디로 세상을 바꾼 혁명적인 기술이 등장한 것인데, 그러한 만큼 그에 대한 규율 및 제재는 당연히 필요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가상자산’을 법적으로 어떻게 정의하고 입법할지에 대한 논의는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신기술을 제도에 편입시키는 것이 보수적인 법조 집단 입장에서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래도 최소한의 기틀은 마련이 되었다고 보여집니다.

대법원은 2018년 비트코인을“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8도3619 판결), 2021년에는 재산범죄의 객체인‘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바 있고(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도9855 판결), 거래소에 대한 가상자산반환청구권의 가압류(울산지방법원 2018.1.5.자, 2017카합10471결정) 및 추심을 위한 현금화(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16.자 2023타채103727 결정)절차가 인용된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4. 7월 제정된‘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을「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로 정의하였습니다. 판례 법리로만 정해졌던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이 정식 입법을 통해 확정된 것입니다.

요컨대,‘가상자산’은 전통적인 자산과 마찬가지로 재산권으로서 범죄의 객체(예 : 가상자산에 대한 사기죄)도, 소송의 객체(소비대차계약에 따른 가상자산인도청구의 소)도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무상 여전히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여럿 존재하는데, 특히“가상자산에 대한 보전처분(가압류) 및 강제집행(본압류 및 추심 등 현금화)”절차는 아직까지 실효성이 크게 확보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늘은 이 주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 가상자산에 대한 보전처분 및 강제집행 가능성에 관하여

가. 서론

분쟁의 최종적인 해결 수단은‘소송’입니다. 그렇지만 소송에서 이겼다 할지라도 상대방이 순순히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러므로 분쟁 해결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강제로 상대방의 재산 등을 뺐어오는, 이른바‘강제집행(압류 및 추심, 강제경매 등)’이라는 절차를 진행하여야 합니다. 물론 소송의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책임재산 보전을 위한 처분(가압류 및 가처분)이 필요한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러한 절차를 ‘민사집행법’이라는 법률을 통해 규율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도 가압류 및 본압류 등 집행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가상자산은 새로운 형태의 재산이기 때문에 현행 민사집행법이 규율하고 있는 여러 형태의 재산 중 어느 하나에 속한다고 쉽게 판단하기가 어렵고, 가상자산을 예치하는 방법의 특성을 고려한 구체적인 집행 절차가 아직 구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러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지만 크게는‘가상자산이 거래소에 보관된 경우’와‘채무자가 개인지갑에 예치하여 직접 관리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집행 방법 및 가능성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나. 가상자산이 거래소에 보관된 경우

이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집행하기가 수월합니다. 상대방이 거래소에 예치한 가상자산, 정확히는 거래소에 대해 가지는‘가상자산반환청구권’을 (가)압류하면 실효성 있는 집행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 자체가 아닌 ‘청구권’에 대한 집행이기에 전통적인 집행 절차와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아울러, 채무자가 가상자산을 매도하여 원화로 환전을 하여 거래소 내부에 보관 중이거나, 거래소와 연동된 은행(케이뱅크, 농협은행 등)으로 송금을 했을 가능성도 있으니 ‘거래소에 대한 원화반환청구권’및‘연동된 은행에 대한 예금반환청구권’에 대한 (가)압류도 함께 진행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채무자가 정확히 어떤 코인을 예치하고 있는지까지는 굳이 파악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상장 코인을 모두 포괄하여 집행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가상자산 (가)압류 목록 작성 예시】

다. 가상자산이 채무자의 개인 지갑에 보관된 경우

현행법상 이 경우에는 집행이 매우 어렵습니다.‘압류’라는 것은 곧 채무자가 본인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재로서는 개인 지갑에 예치된 가상자산의 처분금지를 강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거래소가 개입되어 있다면 거래소에서 반환을 금지할 것을 명하면 되는 것에 비해, 채무자 개인에게는 이러한 강제력을‘직접적으로’관철할 수단은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간접적으로’처분을 금지할 수 있는 수단이 이론적으로나마 존재합니다. 가상자산은 본질적으로 누구나 트랜잭션을 조회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우선 (가)압류를 하고 그 당시의 예치량을 기록한 다음, 압류가 되어 있음에도 임의로 처분(트랜잭션)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이를 기초로 형사 고소하는 방법입니다(압류 된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는 형법상‘강제집행면탈죄’라는 죄목의 범죄입니다). 물론 채무자의 가상자산 지갑주소 등 기본적인 정보는 파악하고 있어야 실현 가능한 수단이고, 이론적인 논의만 있을 뿐 실제로 이루어진 사례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희망적인 소식은, 최근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개인 보관된 가상자산을 압류(몰수)한 사례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2024. 5월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은 피의자가 재판에서“이더리움을 예치한 전자지갑이 삭제됐고 복구 코드(니모닉코드)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는데, 그럼에도 수사기관은 압수 물품을 토대로 니모닉코드를 확인한 후 소프트웨어를 거듭 복구했고, 결국 예치된 이더리움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 일반화할 단계는 아니지만 머지 않아 개인 지갑에 예치된 가상자산의 처분을 금지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3. 마치며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 및 강제집행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일반인 입장에서 혼자 수행하기는 어려운 사건입니다. 어려움이 있다면 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댓글 남기기

LKJ Partners Law Office

본 LKJ Partners 블로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으며, 상업적 목적의 무단 복제, 배포, 수정 및 변형은 금지됩니다.

블로그의 게시물을 활용시, 저작권자에게 동의를 구해주시기 바랍니다.

LKJ Partners 블로그의 최신 글들을 메일로 받아보세요.

Subscribe to our newsletter and receive our very latest news.

← 뒤로

응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LkJ partners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