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성폭행(강간, 강제추행 등) 가해자와‘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다수는 범행이 끝난 후에도 심리적 후유증을 겪습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고, 오랜 기간 치료를 받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회복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당연히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필요한 배상이 이루어져야 하겠죠. 범죄로 인한 손해를 회복시켜 주는 것은 가해자에게 합당한 벌을 내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해자들은 보통‘합의’를 시도합니다.‘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내지‘더 이상의 민·형사상 책임이 존속하지 않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합의서와 함께 일정한 액수를 제안하는데, 피해자가 이를 받아들이면 합의가 성립되고 처벌의 문제만이 남게 됩니다.
그러나 합의가 항상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형사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합의가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 가해자가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
2 가해자가 혐의는 인정하나 합의금 액수에 이견이 있는 경우
3 피해자가 가해자의 엄벌을 원하여 합의를 희망하지 않는 경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푼도 배상을 받지 못한 채로, 혹은 도저히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데도 배상을 위해 억지로 합의를 해주어야 하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성폭행은‘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인 동시에‘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 불법행위’이므로,‘민사소송’을 제기한다면 억울함을 남기지 않고도 충분히 가해자로부터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2. 성폭행 피해자의 손해액 산정방법
성폭행 사건의 손해액 산정은 보통의 손해배상 사건과 다르지 않습니다.
똑같이‘손해 항목’이 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위자료(정신적 손해) 세 가지로 구분되고, 진단서, 피해자의 소득, 맥브라이드 장해분류표 등 자료를 기초로 손해액 산정이 이루어집니다.
다만 성폭행은‘고의에 의한 행위’로서,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여 가해자의 책임액을 감액하는, 이른바‘과실상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차이는 있습니다.
손해액 산정 전반에 관한 내용은 아래 게시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피해자는 우선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흔히들 이혼 사건에서 유책배우자가 지급하는 배상금을 위자료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위자료는 말 그대로‘피해자가 가해행위로 입은 정신적 충격을 위자(위로)하기 위한 금원’을 뜻합니다.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된다는 것을 굳이 부연할 필요는 없겠죠. 가해자에게는 마땅히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발생합니다.
이 때 구체적인 위자료의 액수는 추행 및 유형력의 정도, 범행 동기, 평소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후 가해자의 태도 등 전후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정해지게 됩니다.

실무상 강제추행의 경우 5백 ~ 1천만 원, 강간의 경우 3천만 원 이상의 범위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사실관계를 얼마나 유리하게 재구성하여 재판부에 전달할 수 있는지에 따라 액수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변호사의 역량에 달렸다고 보아도 되는 것이지요.
피해자가 범행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상해를 입었다면 치료비(적극적 손해)상당의 금원에 대해서도 배상책임이 발생합니다.
소송을 진행하는 시점에 이미 소요된 치료비(기왕치료비)는 물론, 소송이 끝난 이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비(향후치료비)까지도 모두 청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대략적인 액수는 주치의로부터‘향후치료비 추정서’를 발급받아 가늠해볼 수 있고, 정확한 액수는 법원 감정절차를 통해 확정되게 됩니다).
마지막은‘일실수입(소극적 손해)’입니다. 피해자가‘입원’치료를 받았다면 퇴원하는 날까지는 경제활동을 할 수 없어 노동능력을 ‘100%’ 상실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에 따라, 그 기간 동안 올릴 수 있었던 소득은 치료비와 는 별개의 재산상 손해로 인정됩니다.
쉽게 예를 들어, 피해자가‘한 달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면 피해 당시 ‘한 달을 일하고 받을 수 있는 급여액’이 손해액이 되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휴업손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통원 치료를 받았거나, 혹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여 아예 퇴사를 한 경우 해당 기간은 휴업손해가 발생한 기간으로 평가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위자료 액수를 가산하는 사정으로 참작되게 됩니다.
치료를 마치더라도 피해자가 곧바로 회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기간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다반사인데,‘후유증이 남아 있는 기간’은 ‘입원 치료 기간’과 마찬가지로‘노동능력이 일부 상실된 기간’으로 평가되어 일실수입이 발생하게 됩니다. 조금 복잡한 개념인데 일전에 아래 게시글을 통해 상세히 설명드린바 있습니다.
이번 게시글에서는 간략히 예시로 갈음하겠습니다.
성폭행 피해자들이 주로 겪는‘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등 정신질환은‘맥브라이드 장해분류표’에 따라‘사회적, 직업적 활동의 적응에 명백한 지장이 있는 후유장해’로 분류됩니다. 구체적인 장해율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18% ~ 39% 사이에서 매겨집니다.
후유증의 잔존기간은 실무상 2년 ~ 5년 사이에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구장해로는 거의 인정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피해자에게 후유증을 겪는 2년 ~ 5년 동안은 정상인보다 18% ~ 39%가 감소된 노동능력을 가지고 살아가며 그만큼 소득이 감소되는 것으로 보고, 감소된 소득이 일실수입으로 인정되는 것입니다.
그냥 쉽게, 2년 ~5년 동안 급여액의 18% ~ 39% 만큼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3. 마치며
성폭행 가해자와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정당한 배상을 받으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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