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문철 TV에 나온 사고들은 모두 재판을 받았을까? : 소송에 가야 하는 교통사고와 그렇지 않은 교통사고를 구별하는 방법 – 과실비율편
- 소송에 가야하는 교통사고 두 번째 :‘과실비율’을 다투는‘사망·중상해’사고
교통사고 사건에서의‘과실비율’은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개념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실비율’은 민사절차에서만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형사사건에서는 교통사고 가해자의 처벌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출 뿐, 피해자의 과실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왜 민사사건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쌍방 모두의 과실을 비율로 나누는 것일까요?
가해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공평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통사고는 흔히 말하는‘100 대 0’사고가 아닌 다음에야 쌍방의 실수가 합쳐지며 발생하게 되는데, 일방이 좀 더 큰 실수를 했다고 해서 다른 한 쪽의 실수까지 떠안게 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겠죠. 따라서 모든 교통사고는‘과실비율’이 정해지고, 당사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됩니다.
그러나 모든 사고에 과실을 다툴 여지가 있다는 것이,‘소송을 통해’다툴 실익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대물사고, 혹은 흔히‘전치 2~3주의 염좌 및 긴장’으로 진단되는 경미한 대인사고는 보험사와 어떻게든 합의하는 것이 낫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과실비율 하나 다투자고 소송을 제기했다간, 설령 승소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시간과 비용만 허비하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소요되는 시간, 비용 및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생각한다면 소송은 최대한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고려해야 할 사고는‘사망 혹은 중상해’와 같이 규모가 큰 교통사고입니다. 이 경우 과실비율이 1%만 달라져도 손해액이 수 백에서 수 천만원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설령 과실비율을 다투는 것 외 다른 쟁점이 없는 사건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소송을 통해 다퉈볼 실익이 있습니다.
특히‘사망사고’의 경우,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미 사망해버린 피해자의‘후유장해’나‘소득수준’을 다투는 것이 불가능한 까닭에, 보험금을 낮출 거의 유일한 변수인 과실비율에 더더욱 집착하게 됩니다. 갖은 이유를 가져와 피해자의 과실을 터무니없이 부풀리려 할 때가 많은데, 이러한 상황을 소송 없이 뒤집기란 사실상 매우 어렵습니다.
- ‘과실비율’산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과실비율은 크게 세 가지 단계의 절차를 거치며 산정이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는 ‘보험사(내지 당사자)들 간의 합의’,
두 번째는 ‘과실비율분쟁심의위원회의 심의 결정’,
세 번째는 ‘소송’입니다.
하나씩 설명드리겠습니다.
모든 교통사고는 나름의 사실관계가 있습니다. 얼핏 똑같은 사고처럼 보여도 좀 더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과실비율 역시 그에 맞게 개별적으로 산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내 사고의 과실비율은 몇 퍼센트’라고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보험사들이 상식에 비추어 ‘100 대 0’으로 보이는 사고도‘8 대 2’로, 반대로 ‘8 대 2’는 될 것 같은 사고도 ‘100 대 0’이라고 주장하며 합의를 시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당사자 내지 당사자의 보험사들 간 합의가 이루어지면 과실비율은 그대로 정해집니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과실비율분쟁심의위원회’라는 기관의 ‘심의 결정’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과실비율에 관한 분쟁이 워낙 많다보니 이런 기관도 존재하는데, 이 곳에 소속된 심의위원들은 자체적으로 활용하는‘과실비율 도표’를 참조하여 과실비율을 산정해줍니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으로 위해 예시 자료를 가져와 봤습니다.
아래 사진은‘진로변경 사고’상황에 적용되는 과실비율 도표입니다. 기본 과실은 진로 변경 차량에 70%, 직진 차량 30%이고(빨간색 네모), 진로변경 외 다른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가중·감경 요소(파란색 네모)가 있을 경우 과실비율도 그에 맞게 조정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공개된 자료이므로 심의위원회에 오기 전 합의 단계에서도 과실비율 산정의 표준 자료로 적극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여기서도 일방이 불복한다면 남은 것은 소송 뿐입니다. 소송에서의 과실비율 산정은 법원의 직권 조사사항이므로, 재판부에서 사건에 현출된 모든 증거들을 바탕으로 재량껏 과실비율을 산정하게 됩니다.
- ‘교통사고 전문’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이유
앞서 언급하였듯 과실비율 산정은 법원이 당사자들의 주장에 얽매이지 않고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원칙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실무상 당사자가 어떠한 주장도 하지 않은 채 법원의 판단에만 의존하는 경우는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오히려 사실관계가 조금만 복잡해져도 품이 많이 들고 유리한 사정을 놓치기 쉬워, 변호사의 조력이 크게 요구되는 영역이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예컨대,‘상대방의 위반한 모든 교통법규를 탐색·정리하여 재판부에서 간과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작업, 혹은 앞서 살핀 ‘과실비율 도표 및 과실비율을 유리하게 산정한 유사 판결례들을 취합하여 재판부에 예단을 심어주는 작업’은 소송 중 과실비율 다툼에 반드시 필요한 작업입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 탐색이 필요한 법규·자료의 양이 매우 많고 방대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물론 교통사고 소송 경험이 없다면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쉽게 처리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관련 형사사건의 수사기록을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수사기록은 대개 사고 경위 및 주변 정황이 자세히 드러나 있어 민사사건에서도 중요한 증거로 활용되는데, 이 중‘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서’ 및 ‘국과수 감정서’를 해석하고, 결과를 유리하게 재구성하여 재판부에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물리학’에 기반한 전문적인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교통사고에 익숙치 않은 비전문가가 온전히 해석하고 유불리를 판단하기란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과실비율을 다투는 사망·중상해 사고로 소송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반드시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마치며
보험사와‘과실비율’을 다투는 중대한 교통사고는 소송을 통해서라도 다툴 실익이 충분합니다. 그리고 변호사의 자질에 따라 소송의 결과가 크게 뒤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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